베네치아의 첫인상은 당연히 '바다위의 도시!' 였다.
그러나 도시를 돌아다니며 내가 점차 주목하게 된 것은 물이 아닌 벽이었다.
뜯어지고 벗겨진 건물의 외벽
그 틈새로 보이는 빨갛거나 황토빛의 벽돌들
다시 그 위로 덧댄 노란 벽재
하얀색 돌로 이루어진 창문의 네모난 프레임
군데군데 드러난 나무목재
이제는 시멘트로 발린 원래는 창문이거나 대문이었을 흔적
벽에서 땅으로 이어지는 녹색 파이프
적당히 녹슨 창틀
2층 조그만 베란다에 놓여진 형형색색의 꽃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베네치아 건물의 외벽은 그 자체로 모두 다 미술작품 이라도 일컬어도 좋을만큼 다양한 구성과 색깔을 지니고 있었다.
뜯어지고 벗겨지고 덧대고 문지르고 씻겨내리고 다시 바르고 .. 시간의 흔적이 쌓여 흔적만 남은 벽의 텍스쳐는 내가 그림에서 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베네치아에서 찍었던 벽 사진을 풀어본다.





@thel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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